性소수자-동물단체서 기금 모아… 英 동물보호소서 여생 보내게돼
‘벤지’(사진)라는 이름의 샤롤레종(근육이 발달한 프랑스 원산의 대형 육우) 황소는 당초 번식을 위한 씨수소로 선발됐다. 하지만 아무리 합방을 해도 암소가 새끼를 배지 않았다. 수의사가 면밀히 관찰한 결과 벤지는 수컷만 좋아하는 ‘동성애 황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농장 주인은 씨수소로 다른 황소를 들이고 벤지를 도살장으로 보내려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영국 동물보호단체와 성소수자단체를 중심으로 벤지를 살리자는 기부운동이 벌어졌다.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을 만든 공동창작자 샘 사이먼 씨가 4000파운드를 낸 것을 비롯해 시민 250여 명이 기부에 동참해 최종 목표액 5000파운드(약 870만 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동물권리행동네트워크(ARAN)는 “벤지는 영국의 힐사이드 동물보호소에서 여생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벤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