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체험 클리닉]<19> 급성 허리통증
본보 이진한 기자(오른쪽)가 세브란스병원의 물리치료사 최경욱 파트장과 함께 허리통증을 줄이기 위한 재활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보조기구에 매달린 다리를 천천히 들어올리면서 허리를 강화하는 치료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 요통,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 고민
급성 허리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어느 병원을 찾아야 할지, 병원의 종류가 너무 많아 고민이 됐다. 요즘은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뿐만 아니라 가정의학과에서도 척추통증 치료를 다루기 때문이다. 함부로 척추병원을 찾으면 각종 검사뿐만 아니라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단순 허리통증 치료는 재활의학과나 마취통증의학과에서 많이 다룬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의 이상철 교수였다. 이 교수는 어깨, 골반, 허리 및 목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의 비수술적 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 교수는 먼저 최근 허리통증의 양상과 간격 그리고 통증 정도를 들어본 뒤 진찰실 침대에 엎드리게 했다. 이어 허리통증 부위를 손으로 눌러가면서 정확한 통증 발생 부위를 찾아나갔다. 또 다리의 힘이 떨어지거나 마비 같은 감각 이상이 있는지 확인한 뒤 한쪽 다리를 쭉 뻗고 올리게 하는 검사를 했다. 만약 디스크 초기인 경우엔 다리를 높이면 허리가 아픈데 그렇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일단 하지로 뻗치는 통증이 없고 다리에 힘이 없어 보이지 않는 대신 후관절을 자극할 때 통증이 있어 디스크보다는 척추후관절 증후군을 의심했다.
척추후관절 증후군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좋지 않은 자세를 오랫동안 방치함으로써 척추 뒤쪽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관 협착증이나 디스크 탈출증처럼 수술을 요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자주 재발한다. 이 경우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추가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
○ 간단 치료로 회복
이날 이 교수가 기자에게 치료한 것은 재활과 주사 치료다. 재활 치료는 침상에 누운 채로 허리를 조금씩 돌려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운동으로 척추를 안정화시켜 통증 유발 원인을 없애고 통증의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주사는 통증이 생긴 부위에 통증과 염증을 없애기 위해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섞은 성분을 집어넣는 것. 문제 부위에 정확하게 주사하기 위해 초음파도 같이 사용한다. 시간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외에도 진통소염제, 근육이완제도 처방받았다. 비용은 초음파를 사용하지 않으면 모두 보험 혜택이 있어 3만∼6만 원 정도다.
이 교수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극심한 통증 및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는 통증에만 사용한다”면서 “자주 증상이 재발하면 고주파 열응고술과 같은 다른 치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수시로 의자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잠시나마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도 잊지 않았다. 꾸준히 해온 근육운동을 접고 집에서 누워 허리를 들어 올리는 정도의 간단한 운동을 했다. 처방받은 약과 파스로도 계속 치료했다. 따끔거리며 아팠던 허리통증이 2주 가까이 지나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 주치의 한마디 ▼
“복대 오래 차면 허리근육 되레 약화돼 주의를”
이상철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증상 호전을 위해 복대를 사용할 수 있다. 복대는 허리 동작을 제한해 통증을 일으키는 자극을 줄여주고 척추를 지지해준다. 하지만 너무 오래 착용하면 허리 근육이 약화될 수 있고 적절한 길이의 복대를 사용하지 않으면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한 뒤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