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실로 생겨난 부채 3641억… 태백시가 1460억 지급보증 책임 市, 긴축재정-자산매각까지 나서
수려한 경관 속에 자리 잡은 태백 오투(O₂)리조트 전경. 오투리조트 부채를 대신 갚아야 할 태백시는 초긴축예산과 시유 재산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태백시 제공
오투리조트는 현재 식물인간 신세나 다를 바 없다. 최소한의 운영으로 숨만 붙어 있는 상태. 6월 임직원 명의로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올겨울에는 2008년 말 개장 이후 처음으로 스키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제설 장비 가동 등 운영비 20억 원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데다 운영을 해도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최근 오투리조트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법정관리 대신 ‘인가 전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회생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오투리조트는 다음 달 매각을 공고할 예정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매각이 추진돼 왔다는 점에서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다.
오투리조트를 돕기 위해 2012년 150억 원을 기부했던 강원랜드도 이 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강원랜드가 당시 기부를 결정했던 이사 9명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이는 감사원의 권고를 따른 것으로 오투리조트의 심각한 경영난을 잘 알면서도 자금을 지원해 150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폐광지역 주민들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오투리조트 지원은 강원랜드 설립 취지인 폐광지역 활성화에 합당한 조치였다는 것.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소송에 휘말린 전 이사들을 위한 소송비용 모금 및 소송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23일 현재 6700만 원을 모금했고 96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유태호 현안대책위원장(태백시의회 의장)은 “성금 모금 및 서명 운동은 당초 15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시민들의 요청으로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며 “이번 소송 문제를 원만히 처리할 수 있도록 최근 취임한 강원랜드 사장과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회도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은 강원랜드의 설립 취지와 역할에 대한 몰이해가 빚어낸 안타까운 판단”이라며 “소송을 즉각 철회하고 폐광지역 발전을 위한 투자 사업의 조기 추진에 적극 노력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