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 & Style Mentor
“기자라는 직업은 일의 성격상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 언제 사건이 터져도 바로 투입돼 취재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여행 예약도 환불 가능한지부터 살피고, 강연 요청을 받으면 주최 측에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대체 강사를 생각해두라고 부탁하죠.”
여유 시간이 생기면 빠뜨리지 않는 게 운동이다. 그는 “마음이 지치면 몸을 단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요가 예찬론자.
조 지국장을 처음 만난 취재원들은 먼저 외모 때문에 놀란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동안과 세련된 패션 감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막상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꾸밈없고 소탈해 그 진솔함에 한 번 더 놀란다. 솔직하고 직선적인 그의 말 속에 가식이라곤 없다. 마지막으로 아름답고 소탈한 모습 속에 숨어있는 강인한 프로 근성과 카리스마를 발견하고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일터에서 관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남자같이 무장하는 여성이 적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공감과 포용이라는 여성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평소 편하고 활동적인 옷을 즐겨 입는다. 심플한 티셔츠와 바지, 재킷 차림에 단화로 마무리하면 끝이다. 하지만 제대로 갖춰 입고 가야 하는 자리에는 옷뿐 아니라 구두, 헤어스타일, 메이크업까지 완벽하게 갖춘다. 카메라 앞에 설 때는 원색 옷을 잘 입는다. 화면에 선명하게 나오기 때문이라고. 그는 실용적인 패션을 추구하지만 패션도 전략임을 잘 알고 있다.
조 지국장에게는 잊을 수 없는 멘토가 있다. 아시아 지역 경제 전문 방송 ABN(아시아비즈니스뉴스) 근무 시절의 직장 상사로 지금은 고인이 된 리에트 리트고우다. 그는 영국 BBC 기자, 간판 앵커를 거쳐 ABN의 메인 앵커 겸 보도국장을 역임한 여성 인권문제 전문가다. 그는 늘 “자신감을 가져라. 업무능력 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라”며 ‘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강조했다. 조 지국장에게는 직장 상사이자 인생 선배, 큰 언니 같은 존재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아름답게 욕망하라는 것, 모든 것을 버리고, 비우라는 어려운 조언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조언이지 않을까요?”
그는 “나를 위한 현명한 욕심이 인생을 바꾼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후배들에게 나를 사랑하는데 인색하지 말아라, 유연함을 길러라,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들어라 등을 조언해준다고.
1969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 조지타운대에서 국제정치외교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CBS 워싱턴 DC 지국에서 인턴십을 거쳐 졸업 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ABN(아시아비즈니스뉴스)에 입사해 기자 경력을 쌓았다.
현재 세계 7명뿐인 ABC 뉴스 글로벌 디지털 기자로 서울 지국장을 맡아 일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전체를 담당하고 있다.
그의 저서 ‘아름답게 욕망하라’는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글/김경화(커리어 칼럼니스트, 비즈니스 라이프 코치)
사진/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