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월남스키부대’
연극 ‘월남스키부대’에서 어수룩한 도둑이 김 노인을 업은 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쇼앤뉴 제공
주인공 김 노인은 입만 열면 월남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그의 아들은 영화배우 지망생으로 집안 살림에는 도무지 보탬이 되지 않는다. 며느리는 점점 지쳐간다. 어느 날 이들 집에 들어온 어설픈 도둑은 김 노인에게 붙들리고 점점 김 노인의 이야기에 빠져 들어간다.
능청스러운 김 노인(이한위 서현철 심원철), 어수룩한 도둑(손종범 진태이), 대책 없는 아들(최재원 이석) 등을 맡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허무맹랑한 김 노인의 이야기에 도둑이 침입한 후 갈수록 꼬여가는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김 노인이 간직했던 비밀이 밝혀지면서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웃음으로 몰고 가다 마지막에 감동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전형적인 한국식 코미디물의 공식을 따랐다. 고엽제 피해, 월남 파병 군인의 희생 등도 짜임새 있게 녹여냈다.
2015년 1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 4만 원. 1544-1555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