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생명과학Ⅱ 복수정답 인정 두 문항 오류 처음… 2년 연속 사고, 생명과학Ⅱ 4000명 등급 오를듯 등급하락은 1700∼6100명 추정… 황우여 “출제개선위 12월에 구성”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능 21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두 문항 오류’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2014학년도 세계지리 오류에 이어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능의 공신력도 얼룩지게 됐다.
이에 책임을 지고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4일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사후 문책으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수능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015학년도 수능 정답을 확정 발표하고 논란이 됐던 영어와 생명과학Ⅱ의 두 문항을 모두 복수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영어 25번은 기존의 ④번 이외에 ⑤번도, 생명과학Ⅱ 8번은 기존의 ④번 이외에 ②번도 정답으로 추가됐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④번)을 고른 수험생들은 표준점수, 등급, 백분위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해당 학생들의 불이익 논란에 대해 평가원은 “최종 정답을 확정하기 전에 복수 정답을 인정한 것이므로 답이 바뀌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잇단 수능 오류 사태에 교육당국은 수능 출제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하겠다고 예고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가칭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를 12월 구성해 내년 3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내년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비교육계 인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법조인, 학부모 등으로 10∼15명의 위원회를 꾸려 수능 대책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이런 방안이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수능의 전반적인 구조뿐만 아니라 출제와 검토 과정 같은 미시적 문제를 따지기에는 교육계 베테랑도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수능 오류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는 EBS 70% 연계 정책에 대해 교육부는 “지금 단계에서 EBS 연계를 재검토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언론의 지적 등을 참고해 진중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해 EBS 연계율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