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ASEAN 특별정상회의]


지난해 기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아세안 시장 점유율은 77.4%에 이른다.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 3국에서는 정부 규제로 해외업체의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태국은 인근의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 공산주의 체제인 것과 달리 민주주의 체제를 택한 정치적 특성까지 작용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공장을 설립해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기아자동차는 필리핀과 베트남 등에서 시장점유율 3위에 오르는 등 지난해 아세안 지역에서 4만74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2006년 말 컴포트델그로 그룹과 택시공급 계약을 처음 체결한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2000여 대의 쏘나타 택시를 공급했다. 올해는 i40 택시를 2000여 대 공급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는 현재 8개사 2만7000여 대의 택시가 운행 중에 있다.
이 중 컴포트델그로 그룹이 1만6000여 대를 보유해 시장점유율 60%대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계약으로 싱가포르 전체 운행 택시 중 약 64%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동남아 지역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싱가포르에서 현대차 택시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이용하게 되는 만큼 품질력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9월 몽골 울란바토르 시와 아반떼 택시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소형 택시를 통해 상품성이 알려지면서 투싼,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도 아세안 국가에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미 라오스에서는 현지 딜러들이 수입한 현대·기아차가 현지 중산층 이상에게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아세안 시장에서 전년 대비 16%가 늘어난 5만5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딜러 시설 강화 프로그램(GDSI) 등을 진행하여 판매 역량을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