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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규제, 한꺼번에 단두대 올려 처리”

입력 | 2014-11-26 03:00:00

국무회의서 강한 의지






‘규제 단두대(Guillotine), 혁명, 암 덩어리….’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쏟아낸 강경한 표현들이다. 해가 바뀌어도 규제 개혁에 대한 고삐를 다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없어져야 하는 암 덩어리 핵심 규제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규제 타당성 여부를 조속히 검토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규제들을 한꺼번에 단두대에 올려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부처가 존재 이유를 명확하게 소명하지 못하면 일괄 폐지하는 규제 기요틴(단두대)을 확대해 규제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규제 단두대’ 제도는 규제를 집행하는 부처가 규제의 정당성과 존재의 타당성을 입증해야 하고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규제는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것이다. 멕시코, 헝가리 등에서 이미 도입됐다.

박 대통령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복수정답 인정 사태에 대해 “수능시험 출제 오류는 수험생뿐 아니라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수능 출제 방식을 재검토해 원래 수능을 시작한 근본 취지가 바르게 실천되도록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시 밝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공직사회를 향해서는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권이나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없어야 한다”며 “과거부터 내려온 방위산업 비리 문제나 국민 혈세를 낭비해온 문제들을 과감하고 단호하게 가려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이것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설된)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 개혁을 주도하는 엔진으로서 공직사회의 내재된 비효율을 찾아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낸 공무원이 제대로 평가받고 보상받는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지 점검해서 공직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인한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으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어려운 국가 재정과 연금 재원을 고려할 때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제도 자체가 파탄날 수 있어 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공무원들도 애국심을 갖고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예산안 처리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거듭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성장전략 중 1위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세계가 인정한 이 계획이 제때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주거시장 안정과 관련해 “정부는 매년 10만 호 이상의 공공임대 주택을 공급해 나갈 계획이지만 더 많은 임대주택을 조기에 공급하기 위해 민간자본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업형 민간임대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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