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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에 곤혹스러운 오바마, 이민개혁도 야유받아

입력 | 2014-11-27 03:00:00

시카고서 행정명령 설명 도중
방청객들 “거짓말, 추방 멈춰라”, 연설 5분간 중단… 서둘러 마무리




퍼거슨 시 폭동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자신이 용단을 내린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설명하던 도중 방청객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연설을 약 5분간 중단해야 할 정도였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고향(시카고)에서 이민개혁 지지를 얻으려 했지만 오히려 한계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시카고 코페르니쿠스센터에서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1800여 명의 관중 앞에서 연설했다. 관중 대부분이 이민자들인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지지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는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번 행정명령이 수백만 명에 이르는 서류 미비자들의 법적 문제점을 완화해 앞으로 10년간 900억 달러(약 100조 원)의 경제성장 효과를 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의 비난과 야유가 이어졌다. 무대 바로 뒤편에 앉은 여성 방청객은 “추방을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가 쓰인 천을 들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방청석 오른편의 또 다른 여성 참석자가 “거짓말이었잖아요”라고 소리 지르자 다른 참석자들이 따라서 구호를 외치거나 “정의가 없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은 오바마 대통령 집권 시기에 더 많은 추방이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청중들도 여기저기서 추방을 중단하라고 소리쳤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분의 지적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여러분이 나를 비난하는 것은 한 달 전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지금부터는 더이상 나에게 그런 비난을 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