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방사한 호랑이, 中국경 넘어 염소농장 습격”

CNN “추적장치로 확인”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黑龍江) 성에서 발생한 염소 습격 사건의 용의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사한 호랑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최근 헤이룽장 성 푸위안(撫遠) 현 헤이샤쯔(黑할子) 섬에서 발생한 염소농장 습격 사건으로 염소 2마리가 죽고 3마리는 실종됐다. 현지 당국은 시베리아 호랑이 ‘우스틴’이 염소들을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스틴은 푸틴 대통령이 방사한 시베리아 호랑이 3마리 중 한 마리다. 2012년 러시아 야생동물 보호 전문가들이 새끼 호랑이 5마리를 구조했고 사냥 훈련 등을 거친 뒤 이 중 3마리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지방인 아무르 지역에 방사했다. 이곳은 중국 헤이룽장 성과 붙어 있다. 방사된 호랑이들은 추적장치를 달고 있어 우스틴과 쿠자 등 2마리가 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간 것이 확인됐다.

염소 우리 주변에는 우스틴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 등 여러 흔적이 발견됐다. 죽은 염소의 두개골은 으스러져 있었고 사람 손가락 크기의 구멍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호랑이가 염소 머리를 물어 공격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스빙(朱世兵) 둥베이 임업대학 교수는 “염소 공격 현장과 각종 자료를 토대로 볼 때 우스틴의 건강상태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스틴이 헤이샤쯔 섬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인근 마을 주민에게 우스틴을 보면 가까이 다가가거나 먹이를 던져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앞서 쿠자는 중국의 닭장을 공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호랑이 등 야생 동물들과 같이 사진을 찍곤 했으며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강하고 용맹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