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 칼럼집 낸 김인규 교수 “전세계 나라 분석해보니 먹고살 만큼 돼야 민주화 이뤄져… 이젠 우파도 분배 적극 나서야”
“1975년 대학에 입학한 뒤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공부했다. 당시 청춘들 대부분이 그랬듯, 박정희 때문에 우리나라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그를 증오했었다.”
김 교수의 모친은 아들이 다른 맘을 먹을까봐 노심초사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하지 못해 경제학 공부를 하기로 했다. 1985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산업화와 민주화 중 무엇이 우선일까. 병행발전론이 있겠고, 가장 이상적인 건 민주화를 먼저 이루고 산업화는 그 뒤에 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런데 전 세계 나라들을 다 분석해보니 먹고살 만큼 산업화가 되어야 민주화가 오더라. 민주주의는 ‘사치재’다.”
1994년 귀국한 후 그는 종종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그리고 이렇게 혼자만의 화해를 했다. “젊어서 어렸을 때는 당신이 그렇게 민주주의 탄압한 것을 이해 못했는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이제는 좀 알겠소. 그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김 교수의 칼럼은 좌우 양쪽에서 비판을 받는다. 좌파는 자신을 ‘꼴보수’라고 부르고, 우파는 ‘좌클릭’이라고 부른단다.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박정희의 경제성장정책이 차선이었다고 인정하지만, 김 교수는 “이제 분배 문제에 우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