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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장르적 요소 도입, 중국형 한류스타 투입해 활로 모색

입력 | 2014-11-28 03:00:00

[긴급진단 불황의 지상파 드라마]<하> 위기탈출 변화의 몸부림




지상파 드라마는 고민이 많다. TV에서 멀어진 젊은층을 끌어들이면서 기존의 중장년층도 붙잡아야 한다. 늘어난 제작비는 수출로 메워야 하고, 새로운 사업모델도 찾아야 한다. 위쪽부터 해외 드라마처럼 수사물 성격을 강화한 MBC ‘오만과 편견’, 중국 한류 스타 이종석이 출연한SBS ‘피노키오’, 지상파에서 최초로 제작한 KBS 웹드라마 ‘간서치열전’. MBC, SBS 제공·KBS 화면 캡처

위기는 변화를 부른다. 지상파 드라마는 불황 타개책을 모색 중이다. 최근 방송되거나 방송을 앞둔 드라마에선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미국 드라마(미드)를 따라하고, 일본에서 먹히는 배우 대신 중국의 한류 스타를 기용하며, 웹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미드 따라하기=내년 1월 방영되는 KBS ‘스파이’는 여러모로 미드를 닮았다. 오후 10시 대 미니시리즈지만 금요일에 방송한다. 시추에이션 형식에 회당 러닝타임이 50분이다. KBS 관계자는 “주1회 방영하되 50분짜리 두 편을 연속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70분짜리를 이틀에 걸쳐 방영하는 기존 미니시리즈에 비하면 방영 시간이 줄어 제작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매회 에피소드가 완결되는 구성이나 의학드라마, 수사물 같은 장르물이 유행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한국 드라마의 주류인 멜로가 사라진 자리는 검사(MBC ‘오만과 편견’), 방송사 기자(SBS ‘피노키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직업드라마가 채우고 있다. 장르적 특성을 강화했지만 연애 이야기도 포기하지는 못해 어정쩡한 상태다. 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장르적 특성을 강화했지만 중장년층 시청자가 낯설어 할 부분이 많다 보니 기존 지상파 드라마의 관습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형 대신 중국형 스타=장나라와 이종석은 요즘 지상파 드라마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다. 장나라는 9월 종영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이후 2개월 만에 같은 방송사의 ‘미스터 백’으로, 이종석은 7월 종영한 SBS ‘닥터 이방인’ 이후 4개월 만에 ‘피노키오’로 복귀했다. 6개월이 채 안돼 한 배우가 두 개의 미니시리즈에 연달아 출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두 사람처럼 중국인에게 친숙한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중국 선판매에 유리하다. 제작비 부족에 허덕이는 방송사와 제작사가 이들을 선호하는 이유다. 장나라가 출연한 ‘운명처럼…’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 회당 20만 달러(약 2억200만 원)에 팔렸다. 이종석이 주연을 맡은 ‘피노키오’는 28만 달러(약 3억 원)에 팔리며 최고 수출가를 기록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일본 한류가 정점을 찍을 때 배용준 장근석이 나오는 드라마가 많았던 것처럼 최근에는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배우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웹드라마 진출 러시=PC나 스마트폰 방영을 목적으로 한 웹드라마 제작도 요즘 방송계의 관심사다. KBS는 최근 단막극 ‘간서치열전’을 웹드라마로 재편집해 내놨다. 박진석 KBS PD는 “원소스 멀티유스다. 미디어 환경이 바뀌면서 향후 웹드라마 제작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분짜리 웹드라마의 평균 제작비는 10회 기준 2억∼3억 원 정도. 지상파 드라마 한 회 분량으로 작품 전체를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연예기획사들도 웹드라마 제작에 뛰어든다. 김우빈 김유정 등이 출연한 15부작 웹드라마 ‘연애세포’를 만든 IHQ의 김선화 홍보팀장은 “해외 판권 판매, 캐릭터 상품 연계, 서비스 유료화 등으로 향후 다양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의론도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웹드라마는 플랫폼과 나누는 광고수입을 제외하곤 수익모델이 없다. TV 드라마의 불황을 타개할 대안이라고 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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