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상가 열기… 핵심지역 입찰서도 35%가 유찰 단지내 상가도 주인찾기에 실패… 분양권 프리미엄 절반가량 하락 공급과잉-高분양가 직격탄… 2015년초까지 신규 상가 줄이어 분양가 급등하자 수요자들 멈칫… 2015년 하반기부터 값 떨어질수도
발길 줄어들어 ‘썰렁’ 30일 오후 위례신도시 본보기집이 밀집해 있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상가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잔뜩 걸려 있다. 하지만 최근 상담 고객이 줄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산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나중에 포기하더라도 일단 예약을 해놓으세요.” 컨테이너에 임시 상담소를 만든 한 오피스텔 상가의 분양 관계자는 손님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달에 정식 본보기집을 열지만 분양이 잘되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 일부 상가 절반이 유찰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때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위례신도시 상가시장이 최근 활기가 현저히 떨어졌다. 최근 공개입찰이 진행된 일부 상가 분양에서 절반가량이 유찰되기도 했다. 현대건설이 짓는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는 지난달 20일 실시된 공개입찰에서 점포 20개 중 7개가 유찰됐다. 위례신도시 핵심 상권이라는 ‘트랜짓몰(승용차의 출입을 제한한 중심상업지구)’ 내 상가가 유찰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달 18일 입찰이 진행된 GS건설의 ‘위례자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상당수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1층 6개 점포 중 3개, 2층 5개 점포 중 4개가 유찰됐다.
분양권에 거품도 빠지고 있다. 위례 아파트들에 붙었던 프리미엄이 최근 낮아지면서 상가 분양권 프리미엄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 한 분양 관계자는 “위례 자이 아파트 당첨자 발표 직후 1억5000만 원까지 붙었던 프리미엄이 1억 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인근 상가 분양권 프리미엄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과도한 공급량에 비싸진 분양가가 발목 잡아
뜨거웠던 위례 상가시장이 냉각된 이유는 공급 과잉 때문이다. 상반기부터 분양된 ‘우성트램타워’ ‘에이플타워’ ‘아이플렉스’에 점포 다수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위례 자이’ ‘위례 한화 오벨리스크’ ‘스칸디몰’ 등 대형 상가들이 추가된다. 내년 초에도 상가가 대거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12월 31일에는 40여 개 상업용지에 대해 토지사용 승낙을 받을 예정”이라며 “내년 초 상당수 상가가 분양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하게 높아진 분양가도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위례신도시 상가 분양가는 1년 새 3.3m²당 300만∼500만 원 올랐다. 지난해 11월 트랜짓몰에 분양한 ‘아이파크2차 애비뉴’의 경우 가장 비싼 1층 점포의 3.3m²당 분양가는 4000만 원이었다. 올 11월 트랜짓몰 1층 같은 크기 상가의 분양가는 평균 4300만∼4500만 원으로 올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가가 높으면 임대료도 높게 책정해야 하는데 임대료가 높다 보면 업종이 제한되고 임차인도 자주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점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