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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앙된 정윤회 씨, 법적 대응 통해 역사에 남기겠다고 말해”

입력 | 2014-12-01 03:00:00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파문]
정윤회씨 측근 인터뷰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동향보고서 유출 파문으로 또다시 ‘비선 실세’ 의혹의 중심에 선 정윤회 씨(59)가 청와대 측 인사들과는 별도로 문건 내용을 보도한 세계일보에 민형사상의 법적 대응을 취하겠다는 뜻을 30일 밝혔다.

정 씨 측의 한 인사는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나 “세계일보가 문제의 보고서를 보도한 지난달 28일 오전 정 씨에게서 연락이 와 ‘이게 말이 되는 얘기냐’며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면서 “(정 씨가) 굉장히 격앙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정 씨는 이미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이번 주 중에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 인사는 정 씨에게 “언론 보도에 대응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서 명예가 바로 회복되거나 진실로 받아들여질지 회의적이다. 오히려 끝없이 당신을 공격할 것이고 그러면 당신이 입는 타격이 어마어마하니 이런 점을 각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 씨는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이걸 기록으로 밝혀놔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 정 씨는 “역사의 기록으로, 공적인 문서로 사실이 무엇인지 남겨놔야 한다. 내가 대응을 하지 않으면 역사에는 내가 (국정에 개입한 비선 실세라는) 그런 사람으로 남지 않겠느냐. 나는 뭐가 되느냐”며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고 한다.

정 씨 측은 청와대 동향보고서 내용이 전혀 사실무근이며 소설과 다름없는 얘기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정 씨 측 인사는 “청와대 내부에서 그런 문건이 보고서로 만들어져 유출됐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보고서가 있는지도 모르고 관여할 일도 아니다”라면서 “우리로서는 근거가 없는 얘기들을 그대로 보도한 데 따른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도 아니고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서 움직이는 나라인데, 예전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은 별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국정 개입을 했다는 것은 정 씨를 완전히 죽이는 일이다. 일부 언론 때문에 정 씨가 트라우마에 걸려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정 씨가 해외로 출국했다는 일각의 소문에 대해 이 인사는 “낭설이다. 그런 말까지 지어내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냐. 그 사람들 입맛대로 하면 지금쯤 (정 씨가) 외국 나가서 잠적해 버려야 미스터리가 되고 재미있겠지만 정 씨는 (국내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 씨가 박 대통령의 동생 지만 씨를 미행했다는 의혹이 올해 3월 시사저널에 보도된 직후 정 씨가 박지만 씨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는 청와대 문건 작성자 박모 경정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도 그는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그걸 읽는 사람은 재미있어 하겠지만 소설 같은 얘기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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