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 사업… 진로 멘토링 프로젝트로 확대 교통안전공단, 14년간 4385억 지원
현대자동차의 ‘세잎클로버 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박현수 양(오른쪽)과 멘토 최은지 씨. 현대자동차 제공
배우를 꿈꾸는 박현수 양(15)은 오디션 전날이면 매번 아버지에게 이런 편지를 쓴다. 글씨를 꾹꾹 눌러 담은 편지를 다 쓰면 집 밖에서 바로 불에 태운다. 하늘에 있는 아버지가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박 양 아버지는 외동딸인 박 양이 태어나기도 전에 8t 트럭에 치여 10년 넘게 투병하다가 2012년 1월 세상을 떠났다. 박 양의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은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과 어린이집을 버스로 오간 시간들뿐이었다.
아버지를 잃고 실의에 빠진 박 양은 중학교 2학년 때 교내 연극부 공연을 보고 배우의 꿈을 품었지만 어머니 혼자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환경에서 연기학원을 다니는 건 사치였다. 꺼져가던 배우의 꿈은 박 양이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교통사고 유자녀에게 진로상담 멘토를 지원하는 ‘세잎클로버 찾기’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다시 피어올랐다. 현대자동차는 박 양의 포부와 가능성을 보고 2년째 매월 40만 원의 연기학원비를 지원하고 대학생 멘토 최은지 씨(23)와의 정기적인 만남을 주선해주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지원을 요청한 교통사고 유자녀 7023명(2013년 12월 기준) 중 50.7%(3563명)가 기초생활수급자다. 대부분 박 양 가족처럼 생계를 책임지던 가장을 잃거나 오랜 투병으로 인한 병원비 부담으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05년부터 ‘교통사고 유자녀 소원 들어주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경제적 지원을 넘어 유자녀의 꿈을 찾고 지원하는 멘토링 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2000년부터 교통사고 당사자와 유자녀 등 피해 가족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중증후유장애 1∼4급에 해당하는 장애를 입은 당사자와 65세 이상의 노부모, 18세 미만의 자녀가 지원 대상이다. 재활과 피부양보조금 같은 경제적 지원과 피해가정을 위한 봉사활동 등 정서적 지원을 병행한다. 공단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교통사고 피해자와 가족 28만여 명에게 4385억여 원을 지원했다.
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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