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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강원도 민생복지 예산 삭감 후폭풍

입력 | 2014-12-02 03:00:00

시민-사회단체 거센 반발
“도민의견-사회적 합의 반영않고 원칙과 기준 없이 일방적 처리”




강원도의회가 내년 예산안 심사에서 민생복지 관련 예산을 삭감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이 제출한 내년 예산안 가운데 무상급식 고교 확대 등 민생복지 예산을 줄줄이 삭감했기 때문이다.

강원도의회 상임위원회가 삭감한 예산에는 고교 무상급식 24억5800만 원, 지방의료원 시설 장비 보강 14억4400만 원, 전통시장 상인의 날 행사 2000만 원, 청장년 일자리 보조금 7억 원, 사회적 경제 지원기금 조성 5억 원, 장애인 신문 구독료 지원 900만 원 등이 포함돼 있다.

도 단위 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주주의와 민생, 사회공공성 실현을 위한 강원지역 연석회의’와 강원급식운동네트워크는 1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도의회 민생복지 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삭감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도의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로 추진 중인 무상급식 정책에 대해 여전히 선심성 정책이라는 이유로 무상급식 확대 예산을 삭감했다”며 “정책적 고민이나 도민의 입장이 반영된 심의 내용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고교 무상급식과 지방의료원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을 집중 부각시켰다. 고교 무상급식은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하고 예산을 편성했지만 도의회의 제동으로 무산 위기에 놓였다. 지방의료원 예산 삭감은 지역 주민에 대한 공공 의료 부실 우려를 문제 삼았다.

이들 단체는 “사회적 경제 관련 예산과 청장년 일자리를 위한 보조금 사업 예산은 삭감한 반면 도로 건설과 산업단지 관련 예산 등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 예산은 일사불란하게 증액했다”며 “앞으로 진행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예산 심의가 반복된다면 도민과 함께 도의회에 항의하고 규탄하는 강력한 행동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성철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은 “도의회 상임위의 예산 삭감은 원칙과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눈에 거슬리는 사업을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허탈해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