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필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개인이 집단에 속해 있을 때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않는 현상을 말하는데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이 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이 실험에서 한 사람이 최대한으로 당길 수 있는 힘을 100이라고 했을 때, 두 사람이 당기면 각자 힘의 93%, 셋이면 85%, 여덟 명일 때는 49%의 힘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링겔만 효과가 육체적 행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은 집단 구성원들의 모든 행위에 숨어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진행한 ‘100세 시대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50대가 주식자산 등 위험자산의 활용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안정성이 중시되는 은퇴 자산 관리에서는 나이가 들고 은퇴에 임박할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
금융자산의 운용에서 주식을 활용하는 비율은 20대(10.5%)와 30대(11.4%), 40대(13.7%) 순으로 증가해 50대에 26.6%까지 치솟았다. 이는 노후 준비라는 장기 목적에 맞게 시기별로 맞춤형 전략을 세우지 못하다가 은퇴에 임박해서 은퇴 자금이 부족한 현실을 만회하기 위해 부랴부랴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의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100세 시대 링겔만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시기별로 세부적이고 단기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응집력도 떨어지고 무임승차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소규모 집단일수록 이런 가능성은 떨어진다. 따라서 100세 시대 준비에서도 노후 준비라는 큰 목표를 위해 세부적이고 단계적인 목표를 세운다면 집중도가 높아진다.
둘째, 정기적으로 자산별, 상품별 평가를 해야 한다. 집단 구성원별 기여도를 평가하면 개인의 역량과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산의 집합체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개별 자산과 상품의 성과를 정기적으로 체크해 시장 상황과 투자 목적에 맞게 수정해 나가야 한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