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파문] 일각 “은연중에 본인 위상 과시… 정씨에게 되레 부메랑 될수도” 7월엔 “부인 수입으로 생활”… 5월 이미 이혼한 사실 드러나
논란 중심에 선 정윤회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가 지난해 7월 경기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공원 관중석에 앉아 딸이 출전한 마장마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신문 제공
정 씨 측 인사는 “정 씨가 언론을 굉장히 꺼린다”라고 했지만 정 씨는 두 번째 인터뷰에서 세간의 의혹을 잠재우려는 듯 단호한 어조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게 매우 억울하고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첫 번째 인터뷰처럼 두 번째 인터뷰도 논란을 잠재우기보다 자신을 향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 씨는 7월 첫 번째 인터뷰에서 “비선 인사 논란과 관련해 (나는 일부 청와대 실세들과 같은) 서울고 출신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정확한 학력은 함구했다. 이어 “아내의 부동산 임대 수입으로 생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그는 이미 두 달 전인 5월에 부인과 협의이혼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 씨 해명의 신빙성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그는 유출된 문건에 대해선 “누가 어떤 이유로 엉터리 문건을 만들었는지, 외부로 반출된 것은 없는지 청와대의 조치는 무엇이었는지도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며 검찰 수사 방향에까지 훈수를 뒀다. 스스로는 박 대통령의 당선 후 한 차례 통화를 한 게 유일하고 야인생활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지만, 은연중에 권력 내에서의 자신의 위상을 스스로 드러낸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 씨가 나는 결백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에서 강경 발언을 했겠지만, 만에 하나 검찰 수사로 이 주장과 상반되는 사실관계가 드러날 때엔 논란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월 두 차례 정기모임’에서 청와대 핵심 비서진을 만나 논의한다는 보고서 문건이 명백한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의 발언과 상반되는 허점이 나타날 때에는 곧바로 야권이 주장하는 ‘국정농단 의혹’에 오히려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