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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檢수사 훈수까지 두나… “문건유출 관련 靑 무슨 조치했는지 밝혀내야”

입력 | 2014-12-02 03:00:00

[‘정윤회 문건’ 파문]
일각 “은연중에 본인 위상 과시… 정씨에게 되레 부메랑 될수도”
7월엔 “부인 수입으로 생활”… 5월 이미 이혼한 사실 드러나




논란 중심에 선 정윤회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가 지난해 7월 경기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공원 관중석에 앉아 딸이 출전한 마장마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신문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비線) 실세’ 의혹을 사온 정윤회 씨(59)가 언론과의 인터뷰로 얼굴을 드러낸 것은 단 두 번뿐이다. ‘만만회’(이재만 박지만 정윤회의 이름 끝 자로 만든 모임) 논란이 일던 올 7월과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논란과 관련한 1일자 인터뷰에서다.

정 씨 측 인사는 “정 씨가 언론을 굉장히 꺼린다”라고 했지만 정 씨는 두 번째 인터뷰에서 세간의 의혹을 잠재우려는 듯 단호한 어조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게 매우 억울하고 명백히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첫 번째 인터뷰처럼 두 번째 인터뷰도 논란을 잠재우기보다 자신을 향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 씨는 7월 첫 번째 인터뷰에서 “비선 인사 논란과 관련해 (나는 일부 청와대 실세들과 같은) 서울고 출신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정확한 학력은 함구했다. 이어 “아내의 부동산 임대 수입으로 생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그는 이미 두 달 전인 5월에 부인과 협의이혼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 씨 해명의 신빙성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정 씨는 두 번째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람을 시켜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박 회장이 잘못된 주장을 해 비선 의혹이 커졌다. 검찰은 이 부분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박 회장을 겨냥했다. 또 “세간에는 대통령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요 인사 같은 경우 어떤 배경에서 그 사람을 발탁하는지 설명하면 의혹은 많이 사라질 것이다. 통치가 더 투명해져야 한다”며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유출된 문건에 대해선 “누가 어떤 이유로 엉터리 문건을 만들었는지, 외부로 반출된 것은 없는지 청와대의 조치는 무엇이었는지도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며 검찰 수사 방향에까지 훈수를 뒀다. 스스로는 박 대통령의 당선 후 한 차례 통화를 한 게 유일하고 야인생활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지만, 은연중에 권력 내에서의 자신의 위상을 스스로 드러낸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 씨가 나는 결백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에서 강경 발언을 했겠지만, 만에 하나 검찰 수사로 이 주장과 상반되는 사실관계가 드러날 때엔 논란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월 두 차례 정기모임’에서 청와대 핵심 비서진을 만나 논의한다는 보고서 문건이 명백한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의 발언과 상반되는 허점이 나타날 때에는 곧바로 야권이 주장하는 ‘국정농단 의혹’에 오히려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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