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면 정직원이 되나요?"
케이블채널 tvN의 금토드라마 '미생(未生)'은 프로 바둑기사 입단에 실패한 고졸 검정고시 출신 장그래(임시완 분)가 대기업에 계약직으로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애환을 그렸다.
최근 '미생'에선 계약직과 정규직 간의 차별이 주제로 다뤄졌다. '계약직도 열심히 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느냐'는 장그래의 질문에 상사는 "회사 매뉴얼은 철옹성 같아서 네가 끼어들 틈은 없다. 욕심내지 마라"고 냉정하게 잘랐다.
현실에서도 불안을 느끼는 '미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비정규직 직장인 1445명을 대상으로 '신분으로 인해 불안감 느낀 적 있느냐'고 질문한 결과 90%가 '느낀 적 있다'고 대답했다.
2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불안감의 종류(복수응답)로는 '고용 불안감(72.5%)'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정규직과의 차별로 자신감 결여(59%), △소속감 결여로 소외감(50.6%), △노후에 대한 불안감(40.9%), △사회적 인식으로 인한 위축(33.6%) 등이었다.
불안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복수응답)에는 △애사심 감소(51.5%), △이직 준비 병행으로 업무집중 어려움(46.9%), △회사 눈치 봄(39.2%), △위축되어 업무 자신감 상실(38.9%), △열심히 일 안 하게 됨(31.1%), △업무 성과 하락(23.8%) 등을 꼽았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5.1%가 신분에 따른 차별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토로한 것.
한편, 응답자 10명 중 3명(26.1%)은 근무하던 회사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 해고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비정규직 취업 시 정규직 전환 가능성에 대해 제안 받았냐는 질문에 68.4%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