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동아스포츠대상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 수상자 이동국(전북·오른쪽)이 전년도 수상자 김신욱(울산)과 환하게 웃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동국은 이 상을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3차례나 수상했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 시상자·수상자로 만난 두 킬러
2009·2011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수상
이동국 “어린 네가 훨씬 먼저 회복할거야”
김신욱 “형님은 아시안컵서 포효하세요”
한국축구 두 킬러 쾌유 기원 훈훈한 덕담
요즘 축구국가대표팀을 둘러싼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스트라이커 부재’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월 중동 원정 2연전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고, 그 중 하나가 공격력 부재였다. 더욱이 대표팀은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축구는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꿈꾸지만, 현 상황대로라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 원정에서 돌아온 뒤 “(부상 중인)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 중 하나라도 좋은 소식을 들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렇듯 슈틸리케 감독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두 선수가 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4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마주했다. 다만 신분은 달랐다.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동국은 수상자, 지난해 이 상의 주인공 김신욱은 시상자로 행사장을 찾았다. 특히 이동국은 상복이 터졌다. 전날(1일) K리그 대상에서 클래식 최우수선수(MVP)-베스트11 공격수-아디다스 탄타스틱 플레이어 등 3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공교롭게도 동아스포츠대상을 받은 해마다 K리그 MVP가 됐다. “힘들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힘들어진다. 슬럼프도 만들지 않으려 한다.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가 은퇴 시점”이란 수상 소감은 간결했지만 강렬했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선·후배 킬러들은 한 자리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파란만장했던 올 시즌을 되돌아보고, 아시안컵 출전을 비롯한 밝은 내일을 기약했다. 선배는 “어린 네가 훨씬 먼저 회복할 것”이란 말로, 후배는 “올해 모든 걸 가져가며 좋은 운을 타고 난 형님이 아시안컵에서도 힘차게 포효할 것”이라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올 시즌 클래식 챔피언 전북 최강희 감독의 촌철살인 코멘트가 모든 상황을 정리했다. “(이)동국이는 42세까지 나와 함께 할 테니, (김)신욱이는 34세가 되면 만나자!”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