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태풍피해후 갖은 소생노력 기울였지만…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주민들의 수호신 역할을 하던 ‘왕소나무’가 4일부터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된다. 태풍 볼라벤의 피해를 입기 전 모습(위쪽 사진)과 현재 보존 처리된 모습. 문화재청·괴산군 제공
2일 괴산군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열린 분과회의에서 왕소나무를 천연기념물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2년 전 태풍 볼라벤의 피해를 입은 뒤 갖은 소생 노력을 벌였지만 지난해 11월 현지조사 결과 최종 고사(枯死) 판정을 받아 문화재의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4일 발행되는 관보에 천연기념물 해제를 고시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송리 왕소나무는 1982년 11월 4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후 32년 1개월 만에 그 자격을 내려놓게 됐다.
왕소나무는 삼송리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작은 소나무 숲에 있다. 수령 600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13.5m, 가슴높이의 둘레는 4.91m이다. 줄기의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용송(龍松)’으로 불렸다. 해마다 1월이면 마을 주민들은 이 나무에서 제사를 지내며 새해의 풍년과 마을의 평화를 기원해 왔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