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단이 선수의 연봉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기간은 데뷔 후 3년 동안이다. 데뷔 3년 때까지는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선수는 구단이 책정하는 연봉을 받아야 한다. LA 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우트는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MVP 투표에서도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2013년 트라우트의 연봉은 51만 달러였다. 2012년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48만 달러에서 고작 3만 달러 인상해 준 것이다.
에인절스 구단은 2014년에는 거의 100% 가까이 인상된 연봉 100만 달러를 책정했다. 그러나 2014년 연봉 발표 후 시즌 개막을 앞두고 3월27일 에인절스는 6년 1억4450만 달러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데도 구단이 이런 장기계약을 한 이유는 2014시즌 후 연봉조정신청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서둘러 계약을 맺은 것이다. 트라우트의 활약을 감안하면 연봉 2000만 달러도 가능하다.
연봉조정 대상은 메이저리그 풀타임 경력 3년이 경과되면 된다. FA가 되기 전 3년 동안 연봉조정 대상자다. 연봉조정 대상자가 되면 구단은 일방적으로 연봉을 결정할 수 없다. 연봉조정신청이 발생되면 제3자인 연봉조정자가 결정한다. 구단제시액과 선수요구액 둘 중 하나를 택한다. 양측은 가급적 연봉조정을 피하려고 사전에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조정 대상자인 엘리스는 올 연봉이 355만 달러였다. 올해 성적은 부상으로 93경기에 출장해 타율 0.191, 홈런 3개, 타점 25개로 부진했다. 몸값에 미치지 못했다. 20대의 젊은 선수라면 한 시즌 하락세를 보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9년을 거쳐 빅리그에 데뷔한 엘리스는 2015시즌 34세가 된다. 포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다. 다저스가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한 이유다. 구단은 결국 엘리스와 재계약하기로 결정했다. 연봉도 올라가야 한다.
여기에는 3차례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구단압박이 결정적이었다. 커쇼는 시즌 후 줄곧 엘리스의 다저스 잔류를 원했다. 커쇼의 사이영상 수상의 일등공신은 엘리스다. 류현진과도 호흡을 맞출 엘리스의 2015시즌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