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지 9단 ● 김지석 9단 본선 8강전 5보(93∼113)
김지석 9단은 좌변 93으로 뛰어들었다. 좌상귀 백 대마를 압박하는 급소자리다. 홍성지 9단은 94로 어깨를 짚어 활용을 해두고는 96으로 받았다. 절대의 곳이다. 이곳을 흑에게 빼앗겼다고 가정하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집으로도 크지만 백 대마는 두 집이 없어 쫓기게 된다. 백이 96으로 지키자 흑도 97로 두 칸 벌려 안정을 취했다.
100은 이런 형태의 맥점. 101은 응수타진. 타이밍이 좋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받으면 흑 2로 물러서고 흑 6으로 지켜야 한다. 백이 실리로는 이득이지만 흑도 중앙 백 2점을 잡을 수 있어 두텁다.
실전처럼 백이 102로 받자 흑은 105로 선수행사를 한 뒤 107로 귀의 백돌을 잡았다. 108이나 110으로는 참고 2도처럼 먼저 백 1로 뒀어야 했다. 백 3부터 백 9까지 패를 내는 수단 때문에 흑은 보강할 수밖에 없다.
113으로 붙이자 백의 응수가 여의치 않다. 백이 아직 미생이어서 운신의 폭이 좁다. 백의 실착을 틈타 흑이 만회하기 시작했다. 바둑은 이제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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