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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윤회, 이정현 쫓아내라 지시” 담겨

입력 | 2014-12-06 03:00:00

청와대, 朴경정 작성 ‘정윤회 문건’ 파일 복구해 檢 전달
“십상시 회동서 ‘비리 파헤쳐라’ 언급”… 수정작업 보고서엔 참석자 명단 적혀
박지만 부부 동향 문건 3개도 포함




검찰에 출석한 조응천 前비서관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정윤회 문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청와대가 ‘정윤회 동향’ 문건의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이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근무할 때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문서파일을 모두 복구해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 컴퓨터에서 ‘정윤회 동향’ 문건의 최종보고서와 그전에 박 경정이 여러 차례 수정작업을 했던 ‘검토보고서’도 여러 건 찾아냈다.

지난달 28일 세계일보가 보도한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 문건에서 검은색으로 가려져 있던 부분에는 정윤회 씨가 이른바 ‘십상시’와의 회동에서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 비리나 문제점을 파헤쳐서 빨리 쫓아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가 최종보고서와 수정작업 중이던 검토보고서를 비교해본 결과 검토보고서에는 이른바 ‘십상시’의 명단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으나 최종보고서에는 이들의 명단이 삭제된 채 ‘십상시’라는 표현만 남아 있었다. 청와대는 이런 점 등을 근거로 세계일보에 유출된 문건이 박 경정이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52)에게 보고한 최종보고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문건의 진위와 유출 경로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별수사2부(부장 임관혁)는 박 경정이 작성한 ‘정윤회 동향’ 문건을 비롯해 주요 공직자 감찰 문건들이 뭉텅이로 세계일보로 유출된 정황을 포착했다. 청와대로부터 제출받은 박 경정 작성 문서에는 △정윤회 씨 동향 문건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 회장 부부 동향 문건(3건)과 올해 세계일보가 보도했던 △최모 비서관 비리 의혹 관련 문건 △비리 혐의 행정관 복귀 현황 문건 등이 포함돼 있다. 박 경정은 이들 문서파일 중 상당수를 경찰로 복귀하기 일주일 전쯤인 올해 2월 종이문서로 출력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검찰은 5일 박 경정의 직속상관이던 조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6일 새벽까지 조사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택시를 타고 검찰청사에 도착한 조 전 비서관은 “저에게 주어진 소임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 내용의 기초가 된 ‘제보자’가 누구인지 함구했고, 보고서 내용을 입증할 추가 증거 자료도 내놓지 않았다.

최우열 dnsp@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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