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파문]문체부 인사개입 의혹 정윤회씨 인사개입 의혹의 발단 ‘2013년 4월 상주 승마대회’ 무슨 일이 정씨측 판정-마방배정 불공정 주장, 경찰 조사… “이상 없어 내사종결” 이후 문체부가 승마協 운영 조사, 담당 국-과장 교체… 사유 불명확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이 전격 경질되는 과정에 정윤회 씨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의 발단은 이들의 경질 5개월 전 대한승마협회 주최로 열린 전국승마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4월 초 경북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제42회 KRA(한국마사회)컵 전국승마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는 정 씨의 딸인 정모 양(18)이 마장마술 종목 선수로 참가했다. 4세부터 승마 교육을 받은 정 양은 고등부에서 최강자로 지내왔다. 일반부 경기에서도 2, 3위권에 꾸준히 들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는 경남 창원 지역 고교에 재학 중이던 김모 선수에게 밀렸다. 승마계에 따르면 김 선수는 2011년 생활체육 전국승마대회 등에서 수차례 입상 후 2012년 독일에서 1년간 전지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김 선수는 두 번째 참가했던 상주 대회에서 정 양을 앞섰다. 김 선수는 마장마술 중·고등부 A클래스에서 2마리 말을 번갈아 타고 1, 2위를 독식했다. 3위가 정 양이었다. 고등부 C클래스에서는 정 양이 1위를 했지만, 중·고등부 S-1클래스에서 김 선수가 정 양을 2위로 밀어내고 다시 1위를 차지했다. 고등부 B클래스에서도 김 선수가 1위, 정 양은 3위에 그쳤다.
승마계에 따르면 당시 정 양 측이 심판진에 강하게 심판 판정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양 측은 말이 머무르는 ‘마방’ 배정에도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에 출전하는 말은 대회 임시 마방에 머무는 게 원칙인데, 주최 측이 특정 선수에게 상주국제승마장 자체 시설인 정식 마방을 내줘 말 컨디션 관리에 이점을 얻었다는 것이다.
대회 관계자는 “상주승마장은 대회 때 대부분 말이 임시 마방(185개)을 쓰고 말이 예민한 경우에는 정식 마방을 쓰기도 하는데 시설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내사했던 경북지방경찰청 이모 수사2계장은 5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대회 때 3관왕을 차지한 선수가 마방을 특혜 배정받았다는 학부모 항의가 많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들어갔지만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종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윤회 씨 딸이 대회에 출전한 것도 몰랐고 그를 대상으로 특혜 관련 수사를 한 일도 전혀 없다. 당연히 정윤회 씨 딸 이름이 들어간 서류도 없다”며 “뒤늦게 내사 종결한 사건을 두고 시비가 생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승마계에 따르면 경찰 내사가 끝난 이후 7월경부터 특정 지역 승마협회에 대해 문체부가 예산 지출 명세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사 관계자인 노 국장과 진 과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교체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 양은 지난해 4월 대회 직후 열린 두 대회에서 다시 1위를 했다. 정 양은 올해 2014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돼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