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말실수/조셀 레비 지음/강경이 옮김/232쪽·1만5000원/휴먼사이언스
책은 사전처럼 구성됐다. 50개 장에 심리학 개념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남근 선망, 데자뷔, 스키너 상자, 스톡홀름 증후군, 칵테일파티 효과, 파블로프의 개, 플라세보 효과….
사전을 닮았지만 일반 사전과는 다르다. 용어나 개념의 설명에 그치지 않고 그 기원과 오류 및 반론까지 장당 2∼4쪽 안에 간결하고 속도감 있게 담아냈다. 예를 들면, 선분 끝에 달린 화살표의 방향에 따라 똑같은 선분의 길이가 서로 달라 보이는 ‘뮐러리어 착시’를 설명하되, 그 주장에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목공 세계 가설’을 덧붙이는 식이다. 목공 세계 가설에 따르면 뮐러리어 착시는 직선과 직각으로 구성된 인공물로 가득한 목공 환경에 사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 이런 환경에 살지 않는 아프리카 줄루족은 이런 착시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간 영어 단어처럼 달달 외운 심리학 개념 이면에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주는 가벼운 심리학 입문서다. 프로이트를 비웃으면서 프로이트를 배울 수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