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의 역사/리쿤우 지음·김택규 옮김/280쪽·1만4000원·북멘토
2012년 국내에도 출간된 만화 ‘중국인 이야기’를 그린 저자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고교 졸업 직후 오랜 세월 군에 몸담으며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했다. 이후 신문사 디자이너 등으로 일하다 만화 창작에 뛰어들었다. ‘중국인 이야기’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대상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자신의 경험을 담은 ‘내 가족의 역사’는 솔직히 매우 흥미로운 얘긴 아니다. 그림도 깔끔한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어 확 눈길을 끌진 않는다. 하지만 왠지 모를 긴장감 속에 묵직한 울림이 있는데, 이는 한국도 무관하지 않은 아픈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만화 속에서 상당히 많은 면을 할애한 청일전쟁 사진들은 지금은 잊혀져 가는, 허나 결코 잊어선 안 되는 과거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