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파문/靑-與 오찬회동]
강경석·정치부
박 대통령은 이날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어느 때보다 강하고 단호한 어조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많은 의원들도 “대통령과 뜻을 함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당청이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뭉치는 모습이었다.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식사 도중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장한 ‘인사 파동’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의 홍보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체육계 비리 문제를 지적했는데,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정윤회 씨와 관련한 승마협회 문제 때문에 문체부 국·과장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언론에 비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었다.
청와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찌라시’ 수준의 말도 안 되는 의혹 제기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불신의 수준이 너무 크다. 청와대와 달리 당은 1차적으로 민심과 호흡하는 창구다.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 초청장을 받고 밥만 먹으러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에 민심의 쓴소리를 전달하지 못한다면 건강한 당청 관계는 빈 소리에 그칠 것이다.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은 하겠다”고 했던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언이 허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강경석·정치부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