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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조원 뇌물… 情婦 29명…‘비리황제’ 결국 단죄

입력 | 2014-12-08 03:00:00

저우융캉, 기밀누설 등 7개혐의 적용
유죄 확정땐 최고 사형까지 가능… 시진핑 1人 지배체제 강화 예상






중국 공산당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사법처리를 시작한 것은 집권 2년을 맞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투쟁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시 주석의 역점 사업인 반부패 드라이브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성역 없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이 집단지도체제가 아니라 사실상 시 주석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저우 전 서기는 전임 후진타오(胡錦濤) 체제에서 공안 사법 정보분야를 총괄하며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둘렀던 거물이다.

중국 공산당이 처음으로 공개한 저우 전 서기의 혐의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에 비해 훨씬 무겁다. 보시라이는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부패 등 3가지 혐의로 무기징역을 살고 있다. 따라서 ‘사형 또는 사형 유예(사형 집행을 일정 기간 유예한 뒤 감형)’ 같은 더 엄한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과 국가 기밀 누설은 형법상 10년 이상 무기징역이 가능하며 뇌물수수는 사형까지도 가능하다. 실제로 2000년 청커제(成克杰)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과 2007년 정샤오위(鄭篠萸)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 국장이 뇌물수수로 사형이 집행됐다.

저우 전 서기 처벌이 엄중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저우 전 서기가 당의 기율을 위반해 당에 대한 인상을 극도로 손상시켰으며 당과 인민의 사업에 중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강조된 점을 근거로 든다.

신화통신이 저우 전 서기의 주요 혐의를 6가지로 나눠 제시한 뒤 ‘조사 중 다른 범죄 관련 혐의’도 발견한 점을 덧붙인 것에는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놓고 ‘쿠데타 기도설’ 또는 ‘정변 모의설’ 등을 암시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저우 전 서기가 보시라이와 공모해 정권 전복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공산당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6일 논평에서 “패거리를 짓고 파벌을 조성하는 행위에 결연히 반대하며 당내에서 어떤 형태로든 비공식 조직의 활동을 벌이는 것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혀 이런 해석을 뒷받침했다.

AP통신 등은 고위층의 전화를 모두 감청한 그가 후 주석 이후의 상무위원회 등 최고지도부 구성 내용을 사전에 유출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가족의 축재 내용을 외국 언론에 제보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밍(明)보는 저우 전 서기가 2000년 28세 연하인 자샤오예(賈曉燁)와 재혼하기 위해 부인 왕수화(王淑華)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했다는 소문과 관련이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직위를 이용한 뇌물 및 금전적 이득과 관련해 과거 로이터통신은 저우 전 서기의 가족과 측근들로부터 최소 900억 위안(약 16조3000억 원)의 자산을 당국이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평생 공직생활을 한 저우 전 서기가 미국의 미디어황제 루퍼트 머독 일가의 재산 135억 달러(약 15조1200억 원·2014년 미국 포브스 선정 기준)보다 더 많은 돈을 챙긴 셈이다.

중국 당국이 밝힌 혐의에는 ‘간통과 매춘’도 포함돼 있다. 정부(情婦)의 기업 활동을 지원해 국유재산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고 다수의 여성과 간통했으며 권력과 돈으로 여성을 사는 권색교역(權色交易·성 상납) 금색교역(金色交易·성 매수)을 했다. 중화권 인터넷 언론 밍징(明鏡)에 따르면 저우 전 서기는 확인된 것만 최소 29명의 여성에게 직접 생활비를 주며 데리고 사는 이른바 ‘바오양(包養)’을 했다.

‘저우의 여인들’ 중에는 유명 연예인과 아나운서가 많다. 그와 결혼한 관영 중국중앙(CC)TV의 전직 여기자로 현재 부인인 자샤오예는 물론이고 아나운서 선빙(沈氷)과 예잉춘(葉迎春) 등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롄허(聯合)보는 7일 현직 CCTV 아나운서인 라오춘옌(勞春燕·42), 리샤오멍(李小萌·41) 등도 관련설이 제기됐으나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우 전 서기 사법 처리가 공식화되면서 저우가 ‘호랑이(老虎) 사냥의 정점이 될지, 더 높은 고위층인 ‘늙은 호랑이(老老虎)’가 있는지도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고기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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