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7일 일요일 흐림. 빼긴블랙. #135 AC/DC ‘Back in Black’ (1980년)
호주의 전설적인 록 밴드 ‘AC/DC’.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록 경전에서 미국과 영국 사도들의 득세를 뚫고 남반구에서 솟아오를 호주 출신 밴드 AC/DC 편의 중심 주제는 1980년 앨범 ‘백 인 블랙’의 여섯 번째 곡 ‘백 인 블랙’이다. ‘로큰롤’을 굳이 ‘롸캔<’ 대신 ‘로갠롤’로 발음하는 위악적인 록의 신도들이라면 때로 제목을 부러 ‘빼긴블랙’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록의 최전성기는 늘 ‘옛날’이며, 그 특질은 동시대적 세련됨과 멀다는, 차라리 박력과 마초성에 대한 가히 종교적인 신념에 맞닿아 있다는 선언을 위함이다.
금속성의 전기기타 연주와 거침없이 네 박자를 새기는 리듬의 호위 속에 새된 고음으로 악쓰며 ‘예스, 아임 백!(그래, 나 돌아왔어)’을 반복해 부르는 보컬 브라이언 존슨이 이 노래 가사를 썼다. 전 보컬 본 스콧이 1980년 2월 갑작스레 요절하는 바람에 후임으로 들어온 존슨은 다른 멤버들로부터 ‘스콧에 대한 헌정이 되도록 하되 고인의 성정을 생각해 슬프지 않게, 축하곡처럼 써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제목부터 ‘검은 옷을 입고 (죽음에서) 돌아왔다’는 선언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