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들이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시설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동아일보 DB
IOC 구닐라 린드버그(스웨덴) 평창겨울올림픽 조정위원장은 7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분산 개최 여부는 평창 조직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다. 내년 3월 말을 결정 시한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IOC를 대표해 올림픽 준비 과정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린드버그 조정위원장은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종목의 대체 경기장 후보 12군데의 리스트를 다음주 평창 측에 넘겨줄 것이다. 그 중 몇 군데는 당장 내일이라도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체 경기장은 일본 나가노,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 레이크 플레시드, 캐나다 캘거리와 휘슬러, 유럽 등에 위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무철 조직위 홍보국장은 8일 "시기적으로도 너무 늦었다. 슬라이딩 센터 착공 이전이라면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아이디어였다. 사후 유지비용을 감안해 현재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는 판단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IOC로부터 한국과 2020년 도쿄올림픽의 경기장 상호 교환 등을 비롯한 어떤 형태의 구체적인 제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독일 dpa 통신은 IOC 소식통을 인용해 IOC가 이미 평창에 슬라이딩 센터 건설 중단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직위 고위 관계자는 "IOC 집행위원회에 열린 모나코에 가 있는 조양호 조직위원장과 이병남 조정관을 통해 슬라이딩 센터 건설에 대한 어떤 IOC의 언급도 없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부인했다.
미국의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썰매 종목의 국제연맹 회장 대부분은 "아직은 논의가 시기상조다. 루머가 돌아다닐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지안 프랑코 카스퍼(스위스) 국제스키연맹 회장은 "(분산 개최론은) 언론에서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IOC는 썰매 종목을 분산 개최하면 1억2000만 달러(약 1341억 원)의 건설비와 연간 300만~500만 달러(약 33억~55억 원)에 이르는 유지비를 경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OC는 8,9일 열리는 총회를 통해 분산 개최, 종목 탄력 채택 등의 내용이 담긴 올림픽 개혁안인 어젠다 2020을 표결에 부친다. 평창 조직위는 그 결과에 따라 IOC와 분산 개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지만 단독 개최 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곽영진 조직위 부위원장은 "분산 개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시간을 다투며 대회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IOC 내부에서 분산 개최설이 흘러나오게 된 것은 최근 평창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예산 분담, 개폐회식 장소 등을 둘러싼 갈등에, 유치 반납설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IOC가 평창 조직위와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