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파문]여야 법사위 공방 역공 당할까 우려 신중한 접근… 언론에 제기된 의혹 중심 공세
새정치민주연합이 연일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펴고 있지만 손에 쥔 성과물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 차원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을 야심 차게 발족했지만 언론 보도를 종합하는 수준에 그칠 뿐 ‘결정적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8일 “정윤회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서부터 현 정부의 인사 난맥까지 다양한 제보가 당에 들어오고 있지만 입증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제보는 많지만 아직은 구체성이 떨어지는 ‘설(說)’ 수준에 불과한 것이 많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정 씨와 관련한 제보는 대부분 △정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지만 씨와 권력투쟁을 벌였고 △지만 씨가 자신이 밀리는 배후에 정 씨가 있다고 보고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이용해 이번 사건을 기획했을 것이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들어서는 정 씨의 전 부인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와 관련된 제보가 많아졌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정 씨를 포함한 국정 개입 의혹 문건에 등장하는 이른바 ‘십상시(十常侍)’를 검찰에 고소, 수사 의뢰했지만 지금처럼 제자리걸음만 계속해서는 우리 당의 정보력 부재만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일각에선 당력이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에 집중되면서 ‘사자방(4대강 사업·자원외교·방산비리)’ 국정조사 요구가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자방 국정조사와 관련해 “상당히 진척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