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생’ 속 상사들. 위쪽사진 왼쪽부터 김 대리, 강 대리. 아래 사진 왼쪽부터 하 대리, 성 대리. tvN 제공
①김 대리=넷 중 하나를 택한다면 당연히 김 대리다. 잘못을 질책할 때조차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장그래에게 자꾸 화가 나는데 어쩌지”라며 인간적이다. 특출 나진 않아도 후배를 끌어주는 선배다. 더없이 이상적이나 그만큼 드물다는 게 문제.
②강 대리=강 대리에 대한 호불호는 갈린다.(여성들의 호응이 좋은 데는 배우의 외모도 한몫했다.)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것은 장점, 찍히면 무섭다는 건 단점이다. 장백기와 관계가 풀린 듯하지만 속으론 이미 내쳤을 가능성이 높다. 강 대리는 팩트를 중시한다. 질문하더라도 준비된 상태에서 묻자. 친해지려고 괜히 사생활 파고드는 것은 금물이다.
③하 대리=반말은 기본, 욕도 즐기는 마초다. 여성 콤플렉스를 가진 이런 타입 은근히 많다. 다만 성과를 좇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을 잘하고 견디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다. 그는 존경받길 원한다. 여기서 존경이란 업계 용어론 ‘아부’다. “부장님이 회식에서 대리님 칭찬을 하시는데 저까지 으쓱했어요” 하는 거 말이다.
④성 대리=“친형처럼 생각하라”면서 후배 공을 날름 가로챈다. 가장 욕을 많이 먹는 타입이자 가장 흔한 유형. “하 대리가 피멍이라면 성 대리는 암 덩어리”라는 말이 돈다. 더럽고 치사하지만 친해지는 게 회사 생활 편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이런 말을 마구 던져보자.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