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J, 신세계, 한솔그룹 등 '범 삼성가'가 국내 '주식 부자 가문' 가운데 독보적인 1위를 유지했다.
11일 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및 친인척 대주주 27명이 보유한 지분 평가액은 27조6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주식평가액은 5일 종가 기준이다. 비상장사는 최신 보고서에 나온 순자산에 지분율을 곱해 산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각각 11.25%와 25.10%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에 힘입어 주식가치가 3조2400억 원 늘었다.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두 회사의 상장 효과로 주식가치가 1조 원 이상씩 증가했다. 제일모직의 주식가치는 공모가(5만3000원)로 계산한 것이어서 18일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른다면, 이들 3남매의 보유 지분가치가 더 높아지게 된다. 범 삼성가는 지난 1년 동안 지분가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가문이다. 지난해 말 21조4500억 원에서 6조1800억 원(28.8%)이 늘었다.
LG, LS, LIG, LF, LB, 희성, 아워홈, 엑사이엔씨, 쿠쿠전자 등 9개 그룹이 속한 범 LG가가 10조500억 원, 범 아모레(아모레퍼시픽, 태평양개발)가 7조4400억 원으로 SK그룹 대주주 일가(5조2800억 원)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아모레 대주주 일가의 주식가치는 지난해 말 3조 원에서 4조4400억 원이나 늘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도 2조7200억 원에서 6조8400억 원으로 4조1200억 원이 늘었다.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G 주가가 1년 새 153%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30대 주식 부자 가문의 대주주는 모두 728명. 이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111조7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인 평균 1530억 원 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지분가치는 지난해 말 96조2300억에서 15조5000억 원(16.1%)이 증가했다. 대주주 일가 수도 703명에서 728명으로 늘었다. 30대 부호 가문 중 대주주 일가의 주식가치가 증가한 곳이 18곳, 감소한 곳은 12곳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1년간 코스피지수는 2011에서 1986으로 낮아졌으나 30대 가문 대주주 일가의 지분가치는 하루 평균 425억 원씩 증가했다.
개인별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2조900억 원으로 주식부자 1위였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6조8400억 원)이 2위, 정몽구 현대차 회장(6조2000억 원)이 3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조8300억 원)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4조1200억 원)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