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수능 후폭풍]서울대 수시 등록 포기 103명중 자연계 93명 대부분 중복합격한 다른 대학 의대 선택한듯
올해 서울대 등록 포기자 103명은 지난해 127명에 비해 소폭 줄어든 것. 과별로는 화학생물공학부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계항공공학부(10명), 자유전공학부(9명) 순이다.
등록 포기자 대부분은 공대와 자연대에서 발생했다. 이는 의대 쏠림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등록 포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다른 대학 의대와 중복 합격자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며 “의대 진학을 위해 서울대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상위권 수험생을 중심으로 여전히 이공계를 기피하고 의대를 선호하는 현상이 바뀌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고려대는 수시 선발 인원 2986명 중 992명이 1차 등록을 포기했다. 주로 서울대나 연세대, 주요대의 의대에 중복 합격돼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의 경우 수시모집 1차 등록 포기자가 825명이었다.
한편 19일 정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수험생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지난해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나오면서 불안한 재학생들이 대거 안정 지원이나 하향 지원을 하는 바람에 상위권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올 수능은 지난해보다 더 쉬운 ‘사상 최악의 물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상위권에서는 동점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능을 치른 고교 3학년생들은 올해 입시에서도 이 같은 일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사태를 겪은 경험이 있는 재수생들은 대거 상향 지원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앙고에서 입시를 지도하는 안재헌 진학컨설턴트는 “지난해에도 추가 합격 과정에서 학교 간에 대규모 학생 이동이 있었고, 자기 수능 점수보다 무리하게 상향 지원을 한 극소수 학생이 정원 미달로 운 좋게 합격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