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마 ‘경부대로’(한국·수·5세)가 한국경마 최고대회인 그랑프리 경주에서 우승했다. 11월 대통령배에 이어 2연속 GⅠ경주 우승으로 ‘만년 2인자’ 꼬리표를 완전히 뗐다.
14일 렛츠런파크 서울(구 서울경마공원) 9경주로 열린 제33회 그랑프리 대상경주에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3조 오문식(57) 조교사의 ‘경부대로’는 폭발적인 추입력을 앞세워 막판 짜릿한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경주기록은 2분 29초.
2300m의 장거리 레이스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낸 것은 ‘벌마의꿈’이었다.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떨어뜨리고 초반 레이스를 주도했다. ‘경부대로’는 4코너부터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최시대 기수(34·부경 3조)는 바깥쪽 주로로 말을 몰아 진로를 확보했다. 4코너를 6위로 돌아 나온 ‘경부대로’는 결승선 200m를 남기고 펼쳐진 스퍼트 대결에서 경쟁마를 압도하며 3마신 차의 완승을 거뒀다. ‘원더볼트’가 2위로 골인하며 서울의 체면을 세웠고, 초반 독주를 했던 ‘벌마의 꿈’은 3위에 그쳤다.
경주직후 인터뷰에서 최시대 기수는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모두 ‘경부대로’ 덕분”이라며, “추입형 마필이라서 처음부터 선두경쟁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말이 나아가는대로 몰았고 그뿐이었다”라고 말해 우승의 공을 ‘경부대로’에게 돌렸다.
정광화 마주는 “대통령배 이후에 힘이 차서 기대를 했던 건 사실이다”며 “기대이상의 기량을 보여줘서 자랑스럽고 만족스럽다”라고 했다. 정광화 마주는 대통령배에서 획득한 상금 중 5000만원을 렛츠런재단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혹한의 추위에도 3만3000여 관중이 뜨거운 응원을 보낸 제33회 그랑프리 대상경주의 매출 총액은 약 61억9000만원이었다. 단승식 배당률은 13.7배, 연승식 배당률은 3.2배를 기록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