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유출 파문/박지만 검찰출석]檢, 박지만 조사 쟁점은
①문건 유출 靑조사 요청 이유는… 檢, 조응천 자작극 강한 의구심
②정윤회측 미행 있었나… 朴회장, 관련 자료 제출 안한듯
③靑3인방과 갈등설은… “朴회장 친분인사 물갈이”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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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검찰에 나온 ‘대통령의 동생’ 15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만 EG 회장(가운데) 주변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박 회장은 권력암투설 등을 묻는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알고 있는 대로 얘기하겠다”고만 답한 채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검찰은 우선 박 회장이 5월 청와대 문건이 유출된 사실을 전해 듣고 이를 청와대 측에 알린 경위를 집중 확인했다. 박 회장은 “문건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소개로 5월 12일 측근 전모 씨와 세계일보 A 기자를 만난 뒤 이 사실을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남재준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전 비서관은 “이후에도 청와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박관천 경정(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문건을 대량 복사해 반출해 놓고 마치 도난당한 것처럼 상부에 허위 보고했다는 단서를 확보했고, 조 전 비서관이 이후의 과정을 계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박 회장이 당시 조 전 비서관 등으로부터 청와대 문건의 출처에 대해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전달받은 보고서에 ‘정윤회 동향’ 문건이 포함돼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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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박 회장은 이날 시사저널 보도에서 언급된 ‘미행자의 자술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조사에서 “자술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다른 보고서는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제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청와대 3인방’과 인사 문제를 놓고 갈등했다는 일각의 의혹도 이번 검찰 조사 과정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0월 박 회장의 중앙고 동창이자 육사 37기 동기인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전격 교체되고, 박 회장과 친분이 있는 인물로 꼽히던 국정원 고모 국장이 좌천되자 정치권에서는 “박 회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물갈이 당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여기에 조 전 비서관이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청와대에 파견하는 경찰 10여 명을 단수로 추천해 내려보냈다”고 주장하며 인사 개입 의혹이 확산됐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안 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박 회장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