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유출 파문/박지만 검찰출석] 박지만 12년만에 檢출석 이모저모 서향희 일했던 로펌 변호사 동행… 자택부터 이동 과정 생중계도
1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6)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등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나타나자 곳곳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박 회장의 이번 출석은 2002년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12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 회장의 생일이었고, 전날은 결혼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28분 회색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검찰청 앞에 나타났다. 10일 정윤회 씨(59)가 출석했을 당시에 버금가는 1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박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2012년 대선 직전까지 몸담았던 법무법인 새빛의 조용호 대표변호사도 함께 차에서 내렸다. 회색 정장에 검은색 롱 점퍼, 회색 목도리를 착용한 박 회장은 덤덤하게 포토라인에 선 채 “(검찰 조사에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대로 이야기하겠다. 여기서는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짧게 말한 뒤 입을 닫았다. ‘세계일보로부터 청와대 문건을 받았느냐’ ‘아직도 정윤회 씨가 미행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박 회장의 뒤에 서 있던 조 변호사가 “이제 가시죠”라고 말하자 곧바로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박 회장은 1989년부터 2002년까지 마약 투약 혐의로 6차례 적발됐고 이 중 5번 구속됐다. 이번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지만 현직 대통령의 동생이자 국정개입 의혹과 권력암투설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12년 전 출석 때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박 회장의 출석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검찰 직원 4명을 박 회장 주변에 배치했다. 취재진에게는 포토라인을 지켜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향하는 박 회장에게 질문을 하려는 기자와 이를 저지하려는 검찰 관계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엘리베이터를 탄 박 회장은 곧바로 문건 유출 수사를 담당하는 특수2부가 위치한 11층 23-2호 검사실로 향했다. 조 변호사는 “(다양한 의혹을) 서면조사로 답해도 됐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검찰 소환에 응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