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민, 서안(書案) 안에서 향유를 즐기다, 2014년
‘화가의 방’ 연작으로 알려진 남경민의 그림 앞에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꿈꿀 권리를 잃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그녀는 꿈의 목록을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림 속 실내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책을 읽거나 글을 쓰던 문방(文房)이다. 화면 가운데 목가구는 선비들이 사용하던 책상인 서안(書案)이며, 그 위에는 문방사우(붓 먹 종이 벼루)와 문갑, 다기(茶器)가 놓여 있다. 남경민이 작성한 꿈의 목록과 문방의 물건들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127개의 꿈의 목록 중에서 111개의 꿈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해진 탐험가 존 고더드는 꿈의 목록을 기록하는 행위가 꼭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꿈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향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단지 희망사항이었던 것이 꿈의 목록으로 바뀌고, 다시 그것이 해야만 하는 일의 목록으로 바뀌고, 마침내 성취된 목록으로 바뀐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