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첨단의학을 달린다] 1기 폐암 수술한 환자 90% 넘는 완치율 기록 폐암-식도암 수술 분야… 최소진료비 기록도 세워 과잉진료 없는 병원 명성
김관민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폐센터장이 흉강경을 이용해 폐암 수술을 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폐암은 극복하기 어려운 암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생존과 직결되는 ‘폐’에 생기는 암이기에 그렇다. 발병률로만 보면 위암과 대장암보다는 낮지만, 사망률은 가장 높다.
특히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에 걸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01년부터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여성은 831명으로 28.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다수인 730명(87.8%)이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생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비흡연 폐암의 증가는 간접흡연과 연관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1950∼70년대 가난했던 시절 부모나 남편, 조부모, 형제와 한방에서 함께 살아오면서 오랜 시간 간접흡연에 노출된 것이 노년기 폐암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간접흡연의 위험성은 여러 차례 보고 된 바 있다. 흡연자의 배우자는 비흡연자의 배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30%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이와 태아는 세포와 조직이 성숙되지 않아 간접흡연에 의한 피해가 더 크다.
부모가 담배를 피워 간접흡연을 하게 된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감기, 기관지염 등 상기도염에 걸릴 확률이 2배 정도 높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전자담배 역시 니코틴과 포름알데히드, 납, 크로뮴 등 각종 독성물질을 포함한 수증기를 내뿜어 간접흡연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폐암 치료법은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폐암 1기 또는 2기의 경우 수술로 암세포를 모두 절제해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수술법은 가슴을 절개하고 암세포를 잘라내는 개흉술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슴 부위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작게 구멍을 내 내시경을 넣어 수술하는 흉강경 수술이 대중화되고 있다. 흉강경 수술의 안전성은 5년 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흉강경 수술 기술 고도화
흉강경 수술은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가슴에 내는 상처를 더 줄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 보편적인 흉강경 수술은 겨드랑이 아래에 3, 4개의 구멍을 내 수술해왔다. 하지만 구멍을 한 개만 내는 단일 절개 흉강경 수술을 도입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다양한 폐암 수술 개발에 힘쓰고 있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폐식도 분야 수술을 922회 실시해 수술 후 사망률이 0.5%로 낮았다.
특히 폐에서 기원한 악성종양인 원발폐암 수술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흉강경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을 도입해 사망률을 낮췄다. 전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 받은 1기 폐암 수술환자의 완치율은 90% 이상이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들의 결과로 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은 폐암과 식도암 수술분야에서 최소 진료비, 최단 재원기간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과잉진료를 하지 않는 적정진료, 환자 맞춤형 진료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단기병상 운영을 통해 빠른 입원과 검사, 진단 및 수술을 시행해 재원 일수를 줄이고 치료 일수를 줄이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폐암 치료 원스톱 서비스
최근 여러 진료과가 협진을 하는 다학제 진료가 확대되면서 환자들이 오랜 기간 대기하는 일이 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했다. 폐암센터를 방문하면 한 번에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의 다학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루 만에 진료-검사-치료가 진행된다.
김관민 분당서울대병원 폐센터장은 “다학제 협진이 폐센터 한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유기적인 협진이 이뤄져 환자 치료가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환자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는 많은 환자 케이스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기존 치료 사례 데이터를 관리해 차후 환자 치료의 로드맵으로 삼을 계획이다. 병원 단독으로 진행하는 연구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도 공동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김 교수는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데 숨쉬는 것처럼 중요한 기능은 없다”며 “숨을 쉬게 만들어 주는 병원, 하루라도 덜 아프고 더 빨리 회복하는 병원, 더 좋은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