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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 카지노 업계 지각변동 예고

입력 | 2014-12-19 03:00:00

중국자본 상륙에 고강도 세무조사까지




제주지역 카지노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중국 자본이 카지노를 인수하고 있고 세무당국은 대대적으로 카지노 업소 세무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카지노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허가기준과 조건 등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안’은 18일부터 심의가 진행된다.

제주지검은 지난달 말 제주세무서에 제주지역 카지노의 탈세 혐의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며 수사 자료까지 넘겼다. 검찰은 제주시 연동 T호텔 카지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속 기소된 환치기 업자 박모 씨(47)가 제주지역 다른 카지노와도 거래해 온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벌벌 떠는 카지노 업계

자료를 받은 제주세무서는 조세포탈 조사 방향 및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검찰은 박 씨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불법 반입한 금액만 636억 원에 이르는 데다 중국 측 전문모집인(에이전트)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포함하면 실제 관리한 금액이 25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 씨 자료에는 거래한 카지노 관계자의 실명과 거래명세 그리고 금액까지 기재돼 세금 탈루 여부를 밝히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에 들어서는 복합리조트인 ‘리조트월드 제주’ 사업자인 중국 란딩그룹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한다. 란딩그룹 등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그랜드 익스프레스코리아는 서귀포시 하얏트호텔 카지노를 인수해 다음 달 개장을 목표로 영업장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외국 자본이 직접 제주 카지노를 인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문제는 이 카지노가 신화역사공원의 리조트월드 제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카지노 업체 관계자는 “제주에서 외국인 카지노 신규 허가는 지역 여론과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피하기 위해 기존의 카지노를 사들여 영업을 하다가 리조트로 영업장을 옮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규 허가를 받든 기존 카지노영업장을 옮기든 카지노업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 카지노 재정비해야

중국 정부의 견제도 제주지역 카지노 업계를 좌지우지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중국 공안부 기관지 런민궁안보는 최근 중국의 해외 도박 실태를 고발하면서 제주에 근무하는 중국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제주를 찾는 해외 관광객의 80%가 중국인이고, 그 중국인의 80%는 도박을 하며, 도박을 한 중국인의 80%는 돈을 잃는다”고 지적하는 등 해외도박 폐해의 대표적인 곳으로 제주를 꼽기도 했다.

카지노 산업 재정비를 위해 제주도가 대응하고 있지만 관련 조례가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지노 허가권 갱신제도를 비롯해 사업권 양도 등 카지노 관리 및 감독 강화를 위한 핵심 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 에이전트 관리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등록요건이나 수수료 부과 기준 등이 미흡한 실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세율과 벌칙 규정 등은 상위법에 정해지지 않았다. 법보다도 조례가 먼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부에서 관련 법률을 정비하면 좀 더 구체적으로 카지노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