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 이후] 재야인사들과 ‘비상원탁회의’
이정희, 원탁회의서 사죄의 절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무릎 꿇은 이)가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에 따른 비상원탁회의’에서 “통진당 해산은 저에게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다”며 참석자들 앞에서 사과의 절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에 따른 비상원탁회의’는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원탁회의를 열고 저항운동의 방식을 논의했다. 원탁회의는 김상근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 등 11명이 제안했으며, 사회 각계인사를 포함해 총 341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이유로 통진당의 정치적인 견해에 찬성하는지와 관계없이 우리가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반대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과제는 통진당 당원에게만 맡길 문제가 아니라 바로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 전체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통진당 측 법률대리인 이재화 변호사는 회의에서 “결정문에는 수많은 오류가 있지만 대표적인 10가지 오류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헌재 결정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사실을 짜깁기해서 억지 논리로 통진당을 위헌이라고 한, 기획된 판결”이라며 “의도된 오판은 우리가, 역사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는 통진당 지도부도 참가했다.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는 착잡한 표정으로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해서, 진보정치의 결실을 지켜내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 가장 무거운 책임이 저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용서를 구하는 사죄의 절을 드리고 싶다. 받아 달라”고 하면서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참가자들은 박수를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법률가로서도 헌재의 결정을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민주주의 암흑의 시대를 막아내기 위한 마지막 책임을 다하겠다”며 헌재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투쟁 방법으로 △시군구 단위까지 강력한 투쟁조직을 건설하자 △수구가 아닌 보수와는 연대하자 △외신기자회견과 국제캠페인을 열자 △헌재 결정의 문제점과 관련된 영문보고서를 국제기관에 보내자 △전국적인 동시다발 규탄집회에 적극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김미희 김재연 오병윤 이상규 전 의원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의 의원직 상실 결정은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고 결정 권한 없는 월권이기에 부당하다. 1인 시위에 돌입하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견문은 이석기 전 의원의 이름까지 포함한 5명의 통진당 전 의원 명의로 배포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