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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경찰의 분노’… 美 흑백갈등 새 국면

입력 | 2014-12-23 03:00:00

뉴욕 경관 2명 피살에 부글부글… 병원 찾은 市長에 항의로 등돌려
플로리다서 경관 1명 또 숨져… 마이클 브라운 유가족 “폭력 거부”




20일 미국 뉴욕에서 순찰차에 앉아 있던 경찰 2명이 흑인 이스마일 브린즐리 씨(28)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사회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21일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총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 폭스뉴스 등은 “경찰조직이 분노하기 시작했다”며 “병원을 방문한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에게 경찰들이 항의의 표시로 등을 돌리고 섰다”고 21일 보도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흑인 에릭 가너를 체포하다가 목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찰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평결이 난 뒤 들끓는 여론을 달래려고 “뉴욕 경찰의 수사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고 경찰노조는 “시장이 ‘정당한 법 집행’을 문제 삼는다”며 반발해왔다.

뉴욕 시 ‘순찰경찰자선협회’의 팻 린치 회장은 “경찰들의 피(희생)는 시장 집무실에서 비롯됐다”며 더블라지오 시장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NYT는 “(경찰과 시민 모두로부터 압박을 받는) 더블라지오 시장이 임기 중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백인 경관의 총격으로 숨진 마이클 브라운의 유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을 직접 겨냥하는 어떤 폭력도 거부한다. 경찰을 살해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미주리 주 퍼거슨 시위를 주도했던 시민단체 ‘퍼거슨 행동 연대’도 “이번 비극적 사건과 우리의 민주운동을 연결하려는 일부 시도가 있지만 우리 시위는 비폭력 불복종 운동”이라며 “슬픔에 빠진 경찰관 가족과 아픔을 함께한다”고 말했다.

브린즐리 씨는 테러 위협, 절도 등으로 19번이나 체포된 전력이 있는 데다 범행 직전 행인 2명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나를 팔로어 해달라. 내가 이제부터 하는 걸 잘 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 주 타펀스프링스 경찰서는 21일 오전 3시경 신고를 받고 아파트단지에 출동한 찰스 콘덱 경관(45)이 마르코 안토니오 파리야 씨(23)의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콘덱 경관은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린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갔다가 총격을 당했다. 차량으로 도주하다 붙잡혀 1급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파리야 씨는 ”전혀 의도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