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한민국 정책평가]
마을서 사업 정하면 예산 지원… 상향식 정책 롤모델로 삼아야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마을 발전 계획을 만드는 ‘색깔 있는 마을 육성’ 사업은 지역민 등 정책 수요자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년부터 추진해온 ‘색깔 있는 마을 육성(색깔마을)’ 사업은 총점은 3.1점에 그쳤지만 현장에 귀를 기울이며 마을 주민들이 발전계획을 직접 수립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3.9점)를 받았다. 특히 이 정책은 지역민 등 정책 수요자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한 ‘상향식 정책’이라는 점에서 다른 정책들의 롤 모델로 삼을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색깔마을 사업은 주민들이 마을별로 자원을 발굴해 발전계획을 직접 수립하면 정부가 지원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올해 350개 마을에 각각 670만 원을 들여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현장포럼을 실시했다. 주민들은 이 포럼을 계기로 마을에 적합한 사업을 정한 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예산을 요청했다.
기존 농촌지역 개발 사업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정해 집행하는 ‘하향식’ 정책이었다. 중앙정부에서 계획을 짜면 지자체에서 사업비를 확보한 뒤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나온 내용을 주민들에게 전파하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식은 대체로 주민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투입 예산에 비해 사업 효과가 적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후 농식품부는 정책 집행 과정에 주민을 참여시키는 식으로 사업 추진 방식을 바꿨다. 마을 주민들이 최소 4차례 이상 모여 토론을 벌일 기회를 마련했다. 토론의 권한은 마을 주민들에게 있고 결정도 주민들이 직접 했다. 공무원, 전문가 등은 주민들이 토론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만 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마을 발전계획을 세우다 보니 예로부터 공방 장인이 몰려 살았던 마을은 ‘공방문화촌’ 사업계획을 세웠고, 조선시대에 주막거리가 있던 마을은 ‘이야기가 있는 마을’ 사업을 벌이는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고려대 정부학연구소는 “광역형 지역정책과는 완전히 접근 방식을 달리해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며 “다른 정책 결정권자들이 보고 배울 만하다”고 설명했다.
<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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