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재산 지령문’ 공개 하태경 주장… “진보-개혁세력 선거연대 하고 통합당 창당뒤엔 조승수 등 축출… 진보적 민주주의 관철시켜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24일 “통합진보당 합당 및 야권연대가 북한의 대남 지령에 따라 이뤄졌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북한 지령문’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지령문은 2011년 지하당 ‘왕재산’ 간첩단 사건 당시 북한 대남공작부서인 225국이 왕재산 측에 전달한 내용. 이 자료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심판 사건 증거로 채택됐다.
2011년 2월 내려온 지령문에는 “2011년 4·27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패배를 안기고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현재 시도하고 있는 대로 진보 및 개혁세력의 총체적 선거연대를 실천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난해(2010년) 6·2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보신당의 노회찬 같은 종파기회주의적 책동을 못하게 어떻게든 제압해야 할 것” “조승수(현 정의당 정책위의장) 등 악질종파주의자들은 일단 대통합당을 창당하고 점차적으로 고립·축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는 내용도 있다. 노회찬 조승수 전 의원은 여전히 통진당 그룹과 선을 긋고 있다.
북한 지령문은 2011년 당시 통진당 창당에 참여한 진보신당에 대해서는 “40억 원의 부채를 청산하라고 압박하면서 원칙을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훈수했다.
지령문에는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그대로 견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자주, 평등, 반전, 평화 등 진보적 민주주의의 내용이라도 기어이 관철시켜야 한다”며 “이 같은 경우 본사에 다시 문의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 의원은 “‘본사’가 바로 북한 225국”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북한에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당이 해산된 상황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