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관에 총겨눠 사살 불가피”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숨진 곳에서 불과 3km 떨어진 주유소에서 또다시 백인 경관이 쏜 총에 10대 흑인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당국은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로 이어졌던 브라운의 죽음과는 다르다며 사태 확산 차단에 나섰다.
2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5분경 미주리 주 버클리 시의 한 주유소에서 안토니오 마틴(18)이 34세 백인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세 각도에서 촬영된 감시카메라 영상에는 차에서 내린 경찰관과 대화를 나누던 마틴이 갑자기 경찰관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CNN은 “마틴은 지난 15개월 동안 폭행, 무장강도, 절도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고 전했다.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서장은 “마틴이 9mm 권총을 들고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우리 대부분은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긴박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틴의 가족에게 유감을 표하면서도 “정당방위로 총을 쏜 이번 사건은 그저 비극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마틴의 죽음이 전해지자 24일 새벽 한때 시민들이 사건이 발생한 주유소에 몰려와 경찰들에게 벽돌 등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폭죽과 같은 인화성 물체가 폭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경찰관 2명이 다쳤고 시위대 중 4명이 체포됐다. 마틴의 어머니는 “아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23일 오후에는 플로리다 주 잭슨빌의 한 소방서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차량이 진입한 뒤 소방차에 기름을 넣던 소방관들에게 총을 쏴 소방관 1명이 다쳤다. 이로 인해 ‘제복’을 입은 경찰, 소방관을 노린 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