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가 문앞에 놓고 갔다는데 집에 와보니 물건 없다면
연말연시를 맞아 택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분실 및 파손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해도 소비자들이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배송사고를 경험한 소비자 중 실제 보상을 받은 경우는 25.5%에 불과했다. 분쟁이 생기면 피해를 보상받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사고에 대처하려면 무엇보다 택배를 보낼 때 운송장에 물품 종류와 물품 가격을 정확히 표시해야 한다. 가격을 표시하지 않으면 도난이나 분실 등 사고가 일어나도 택배표준약관에 따라 50만 원 이상은 보상받기 어렵다. 택배를 받으면 가급적 바로 개봉해 물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파손 시에는 사진을 찍고 물품 가격 및 운송장 등 증빙자료를 확보해 택배업체에 사고를 접수시켜야 한다.
최근에는 연말에도 휴가를 떠나 집을 비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받을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이고 반송될 때를 대비해 보내는 사람의 연락처도 기입하는 게 좋다.
일반적인 제품은 스티로폼 상자에 넣은 뒤 뚜껑 둘레를 테이프로 돌려 감고 덮개 상단을 십자로 테이핑하는 게 안전하다. 일반 골판지 상자 역시 상자 위아래를 십자 모양으로 테이핑을 하면 제품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
상하기 쉬운 신선식품류는 냉매와 스티로폼 상자를 이용해 포장하고 받는 사람의 일정을 확인한 뒤 발송해야 한다. 수산물도 비닐을 사용해 1차로 포장을 하고 냉매제를 넣어 스티로폼 상자에 담는다. 다만 얼음은 쉽게 녹을 수 있어 냉매제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CJ대한통운 측은 “신선식품을 보낼 때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연락처는 모두 기재하고 가급적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는 발송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배달물량이 많은 김장김치는 발효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해 택배 배송 중에 비닐 포장이 터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포장 비닐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해야 가스 발생에 따른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또 비닐 포장은 두세 겹으로 튼튼히 하고 상자도 두꺼운 재질이나 스티로폼 상자를 사용해야 한다. 쌀은 택배회사에서 20kg 이하만 접수가 가능한 만큼 그 이상의 양이면 나눠서 발송해야 한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