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펑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인류의 기본적 자유와 권리의 존중이 보편적 가치가 된 오늘날 북한 내부에서 장기간 대규모로 자행되어 온 인권 침해 상황을 더이상 못 본 체할 수는 없다. 12월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11표의 찬성으로 북한 인권이 처음으로 안보리 의제로 상정됐다. 이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책 측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연 것이다.
김정은은 권좌에 오른 이후 ‘병진(선군 정치와 경제 건설)’ 전략으로 핵무기 보유국이 되려 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김 씨’가 민생을 돌보지 않고,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북한 민중의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에 대한 권리를 거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정은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가져도 되는가.
2003년에서 2008년까지 진행된 6자회담에서 국제사회는 평양에 충분한 기회를 주었다. 북한이 비핵화를 진행하면 각종 지원을 할 것이고 경제 재건을 돕겠다는 것이 요점이다. 한국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모두 비슷한 기조를 유지해 왔다.
중국은 1990년대 이래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식 개혁 개방 정책을 배우도록 권했다. 북한이 안전과 발전 그리고 존엄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한국의 선의도 거절하고 중국의 거듭된 고언과 충고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오늘날 유럽이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려고 하는 것은 김씨 정권이 자초한 것이다.
안보리가 김정은을 ICC에 세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중-러는 오래 유지되어 온 한반도의 정치적 평형 상태가 이런 방식으로 깨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북한 인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안보리의 미룰 수 없는 책임이다. 김정은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안보리의 북한 인권결의안 통과는 북한이 핵 포기와 개방, 국제사회와 협력의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제재와 고립, 압력 아래 소멸의 길로 갈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중국 시진핑 정부의 북한 정책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핵 포기와 국내 체제 변화를 거부하는 북한은 중국으로서도 점차 받아들이기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이 김정은을 ICC에 세우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전통적인 내정 불간섭 정책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김정은 체제의 보호자가 되겠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 지도자들이 스스로 구원의 길을 찾지 않으면서 다른 국가가 구해 주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주펑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