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역사서 ‘광복 1775일’ 펴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3·사진)이 편저자로 나서 1945년 8월 15일 광복에서 1950년 6월 24일 6·25전쟁 발발 전야까지 1775일간의 격동기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일들을 정리한 이 역사서는 광복과 일본의 항복, 남한 총선거 실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농지개혁 등 격랑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회장은 현대사 연구에 매달린 이유에 대해 “우리 세대가 6·25를 체험한 마지막 세대인 만큼 우리 역사를 후손들에게 바로 알게 하는 것이 나이 든 사람의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의 인구 5000여만 명 중 약 500만 명만 전쟁 이전 세대이고 나머지 4500만 명은 전후 세대여서 6·25전쟁이 잊힐 수 있다”며 “갈수록 전쟁의 참혹상을 경험한 세대가 줄어 6·25전쟁의 실상과 역사적 교훈이 잊혀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그의 관심사인 역사적 서사가 담긴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조만간 관람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책에 실을 방대한 자료와 사진을 구하기 위해 홍콩, 도쿄, 하와이 등지의 사료까지 뒤졌다. 사실 기술에 충실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반드시 자료들을 직접 챙겨보고 네 차례의 수정 과정도 직접 수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호를 딴 출판사 우정문고를 설립하고 첫 책으로 ‘6·25전쟁 1129일’을 출간해 각급 학교와 군부대 등에 기증해 왔다. 이번에 펴낸 ‘광복 1775일’은 그 바로 앞의 시기를 다뤘다.
지금 시점에 방대한 분량의 역사서를 펴낸 배경에 대해 이 회장은 “6·25전쟁만 해도 누가 먼저 침략했는지 등 객관적 사실에 대해서 서로 다른 얘기들이 나오는 만큼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이슈가 된 역사 왜곡 논란을 의식한 듯 “요즘 역사 교과서가 7, 8개나 된다는 데 대한민국의 역사가 어떻게 출판사마다 다를 수 있나”며 “최소한 6·25 정도는 한쪽으로 통일된 역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