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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회장 “역사 바로 알리는 게 내 임무”

입력 | 2014-12-29 03:00:00

최근 역사서 ‘광복 1775일’ 펴내




6·25전쟁과 파독 광부·간호사, 베트남전쟁, 이산가족 상봉 등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다룬 영화 ‘국제시장’이 아버지 세대의 감성을 건드리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굴지의 건설업체 회장이 최근 근현대 역사서 ‘광복 1775일’을 펴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3·사진)이 편저자로 나서 1945년 8월 15일 광복에서 1950년 6월 24일 6·25전쟁 발발 전야까지 1775일간의 격동기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일들을 정리한 이 역사서는 광복과 일본의 항복, 남한 총선거 실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농지개혁 등 격랑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회장은 현대사 연구에 매달린 이유에 대해 “우리 세대가 6·25를 체험한 마지막 세대인 만큼 우리 역사를 후손들에게 바로 알게 하는 것이 나이 든 사람의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의 인구 5000여만 명 중 약 500만 명만 전쟁 이전 세대이고 나머지 4500만 명은 전후 세대여서 6·25전쟁이 잊힐 수 있다”며 “갈수록 전쟁의 참혹상을 경험한 세대가 줄어 6·25전쟁의 실상과 역사적 교훈이 잊혀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그의 관심사인 역사적 서사가 담긴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조만간 관람할 계획이다.

이 책은 총 2546쪽 분량의 상중하 3권짜리와 총 3512쪽 분량의 10권 등 두 종류로 출간됐다. 이 회장은 “근현대사를 시간 순으로 생생하게 담아내면서 주관이나 의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적 사건에만 근거해 서술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책에 실을 방대한 자료와 사진을 구하기 위해 홍콩, 도쿄, 하와이 등지의 사료까지 뒤졌다. 사실 기술에 충실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반드시 자료들을 직접 챙겨보고 네 차례의 수정 과정도 직접 수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호를 딴 출판사 우정문고를 설립하고 첫 책으로 ‘6·25전쟁 1129일’을 출간해 각급 학교와 군부대 등에 기증해 왔다. 이번에 펴낸 ‘광복 1775일’은 그 바로 앞의 시기를 다뤘다.

지금 시점에 방대한 분량의 역사서를 펴낸 배경에 대해 이 회장은 “6·25전쟁만 해도 누가 먼저 침략했는지 등 객관적 사실에 대해서 서로 다른 얘기들이 나오는 만큼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이슈가 된 역사 왜곡 논란을 의식한 듯 “요즘 역사 교과서가 7, 8개나 된다는 데 대한민국의 역사가 어떻게 출판사마다 다를 수 있나”며 “최소한 6·25 정도는 한쪽으로 통일된 역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