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 구명요청 성명서 보내… 종북활동엔 “언급 않겠다” 외면 李씨측 12월초 센터 찾아 탄원요청
카터센터는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인 이 소송에서 제시된 사실들의 진위에 관해 언급하지 않겠으며 어떤 방식으로든 대한민국 내정에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의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1987년 이전의 군사 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억압적인 국가보안법에 의해 선고됐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구속된 결정적 계기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모임’ 사건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표현을 쓰며 거론하지 않았다. 이 전 의원을 비례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2012년 총선에서 벌어졌던 통진당 내 부정경선 파문에 대한 내용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선 카터센터가 이 전 의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상황을 잘 모르거나 한쪽 주장만 접한 채 성명을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는 카터센터에 이 같은 성명을 내게 된 과정을 묻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성명서는 28일 현재 대법원에 아직 도착하지 않아 상고심 재판부에 전달되지 않은 상태다. 성명서가 대법원에 접수되면 참고자료나 탄원서 형식으로 재판부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법조계에 따르면 12월 초 내란음모·선동 사건 피고인들의 변호인단과 가족이 ‘지한파’ 인사인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국대사를 통해 미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있는 카터센터를 직접 방문한 뒤 탄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 이듬해인 1982년 설립한 카터센터가 한국 정치인의 구명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